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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로컬 브랜드 법칙 #05. 로컬 브랜드 하면 생각나는 자신만의 상징요소를 만들어라

2023.04.17 조회수 880

아마 이런 동요를 아실 거예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인데요. ‘빨가면 사과, 길으면 기차, 빠르면 비행기…’처럼 자유로운 연상이 이어지는 곡입니다. 여기서 ‘연상’, 즉 ‘떠올림’은 브랜드의 강력한 무기입니다.

 

로컬 브랜드의 예를 들어 볼까요. ‘성심당’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대전역에서 기차에 오르는 분들이 너도 나도 하나씩 들고 있는 것, 바로 ‘튀김소보로’입니다. 시그니처 메뉴가 브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이 된 케이스죠.

 

소보로 하면 성심당, 대전 하면 성심당

어묵 하면 삼진어묵, 부산 하면 삼진어묵

 

성심당 튀김 소보루 튀기기©Instagram/sungsimdang_official

 

한 마디로 ‘성심당 하면 소보로’인데요. 브랜드의 인지도가 하도 커져서 이제는 ‘대전 하면 성심당’으로 연결되기까지 합니다.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공한 로컬 브랜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아보카도가 이야기하는 로컬을 브랜드로 만드는 로컬 브랜드 법칙, 그 다섯 번째는 ‘로컬 브랜드 하면 생각나는 자신만의 상징요소를 만들어라’입니다.

 

보통 브랜딩에서 말하는 ‘상징요소’란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시각적 상징으로서의 컬러와 로고, 캐릭터. 후각적 상징으로서의 향기. 청각적 상징으로서의 징글 등등. 그 브랜드를 생각할 때 누구든 머릿속에 비슷한 형태를 떠올릴 수 있고, 그것이 브랜드가 바라는 바와 같다면 그것을 모두 상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해 볼게요. ‘민트색’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시나요? 배달앱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분이시라면 어렵지 않게 ‘배달의민족’을 떠올리실 거예요. 그런데 ‘배달’과 ‘민트’가 무슨 연관이 있던가요? 없습니다. 그냥 그들이 그러기로 했고, 가져다가 썼고, 지겨울 때까지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는 거예요.

 

배달의 민족에서 발간한 배민스토리©Instagram/baemin_official

 

다른 예를 또 들어 볼게요. 90년대생이라면 높은 확률로 “롯-데↗월-드↓”, “에버랜↗드-에버랜-드”, “(딴, 딴) 서울랜드!”를 머릿속에서 재생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이런 징글 사운드 역시 브랜드의 강력한 상징 요소입니다. “난-나 난난나- 난난난나-”하는 이마트 노래는 어찌나 힘이 센지지 유튜브에서 EDM 노동요로 리믹스되기도 했는데요… (노래 얘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이번에는 로고를 생각봐요. 제가 중학생 때는 선생님들이 체벌로 가르침을 주셨어요. 그중에 체육 선생님은 저희를 엎드려 뻗쳐 시켜 놓고 하키 스틱으로(!) 엉덩이를 내리치셨습니다. 맞고 나면 하키 스틱의 모양대로 엉덩이에 빨간 자국이 남았죠. 선생님은 농담처럼 얘기하셨습니다.

 

“한 대 맞은 놈들은 나이키, 두 대 맞은 놈들은 프로스펙스.” 저희 엉덩이를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만들어 주신 참교육자 선생님께 감사하며… (로고 얘기도 여기까지!)

 

그런데 있죠, 나이키의 로고를 뜻하는 스우시 모양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모양 자체는 날렵하다는 인상을 줄 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나이키는 이를 ‘승리의 여신 니케의 영혼과 날개를 상징한다’라고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스우시라는 기호가 브랜드가 의도한 의미를 입고 고객에게 기억되면서 ‘나이키 로고’라는 상징이 된 거죠.

 

나이키 로고를 입은 여성 스포츠 선수©Instagram/nike

 

조금 어렵게 말해 브랜드가 만든 의미를 전달하는 감각적 기호는 모두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트색’ ‘특정 멜로디’ ‘스우시’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만, 브랜드가 그걸 가져와서 사람들의 마음에 기억을 남기고 인식시킴으로써 그 브랜드의 상징으로 키운 거예요. 〈꽃〉이라는 유명한 시처럼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일부

 

다시 돌아가서,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뭐 하면 뭐’였습니다. 우리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 우리 가게를 나타낼 수 있는 연결고리 말예요. 로컬 브랜드는 이 상징 요소를 어떻게 정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세 가지 사례를 통해 ‘뭐 하면 뭐’, 즉 브랜드의 상징요소를 구축한 로컬 브랜드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 [제주도] 돌카롱-화산석

 

돌카롱은 제가 제주도에 가면 숙소 냉동실에다 쟁여놓는 마카롱인데요. 하루 치 여행을 끝내고 지친 제게 달달한 당의 축복을 내려주는 고마운 브랜드입니다. 쫀득한 꼬끄와 물결 모양으로 채워진 크림이 매력적이죠.

 

돌카롱의 상징요소는 제주도 화산석을 닮은 꼬끄입니다. 제품뿐 아니라 로고에도 이를 표현해 놨어요. 로고나 제품을 보면 왜 ‘돌카롱’인지 바로 이해가 되죠. 돌카롱 대표님은 어떻게 화산석을 보고 마카롱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로컬의 매력을 살린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아니었을까요?

 

제주 돌카롱 패키지©Instagram/dolcaron_jungmun

 

2. [전라북도] 전북환경운동연합-상괭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자연과의 공존을 꿈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환경단체입니다. 스몰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에서 로고를 만드셨는데요. 연합에서 보호하는 멸종위기 동물 ‘상괭이’를 캐릭터 형태의 상징요소로 만들어 드렸어요.

 

환경 오염 등으로 보호의 대상이 된 상괭이를 단체의 얼굴로 쓰시면서 사업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게끔 한 것이죠. 그나저나 상괭이, 너무 귀엽고 소중하지 않나요? 우리 브랜드가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을 우리 브랜드의 얼굴로 쓴다는 의미도 새삼 멋지게 느껴집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로고©abocado

 

3. [용인] 만월회

 

만월회는 밀크티 원액으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카페에 원액 베이스를 납품하는 B2B 사업도 하고 있어요. 아보카도에서는 ‘로컬 브랜드’를 ‘지역을 토대로 활동하는 브랜드’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만월회라는 브랜드의 출발점은 다음과 같은 공상이었다고 해요.

 

하늘에 떠 있는 저 돌덩이 위에 카페를 만들자. 그럼 지구인 모두가 매일 밤 달을 볼 때마다 만월회를 떠올리겠지?

 

만월회의 상징요소는 ‘달’입니다. 그래서 만월회를 사랑하는 팬덤을 ‘달무리’라고 부르죠. 이들은 동네 단골 카페에 직접 만월회 베이스를 영업할 정도로 브랜드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원액을 판매하는 카페는 ‘조각달’이라고 부르고요. 그런 점에서 만월회는 '달'의 1호 로컬 브랜드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월회 카페 정면©Instagram/_manwol

스몰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가 생각하는 브랜딩이란 ‘자기다움’을 만들고, 가꾸고, 키우는 과정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로컬 브랜드 사장님들께서 ‘자기다움’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할 때 이런 생각을 한 번씩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로컬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 색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 로컬 브랜드의 심볼이나 캐릭터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이 가장 좋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가 언젠가 우리 지역 하면 떠오르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로컬 브랜드의 상상요소를 고민한다는 것은 로컬 브랜드의 자기다움을 고민한다는 것과 결국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로컬 브랜드를 만들고, 가꾸고, 키우는 모든 여러분께 즐거운 상상의 시간이 가득하시길, 아보카도는 오늘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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