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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뉴스#14]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효자 브랜드
2020.05.12 조회수 6,415
"그 제품 요즘 안보이더라?"
해외여행 중에 만난 한국 제품을 보면 잠자고 있던 애국심이 끓어 넘칩니다. 괜스레 진열대에 있는 제품을 만져보기도 하고 외국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웃거리기도 하는데요. 국내에 창고형 마트 코스트코 등이 생겨나면서 해외 먹거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면 반대로 해외에서도 한국 먹거리의 반응이 뜨겁다고 합니다. 요즘 잘 안보이던 그때 그 브랜드, 제품들이 해외에서는 불티나게 팔리며 매출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물간 브랜드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죠.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수박레터는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겼지만 해외에서는 흥하고 있는,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수출 효자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01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올해 3월 13일부터 시즌2로 돌아옵니다. 2019년 1월 순식간에 지나가는 숨 막히는 6시간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인기리에 6개의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는데요.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로 한국의 좀비 콘텐츠에 대해 재조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이 드라마를 통해 한국은 모자의 나라 조선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습니다. "킹덤은 좀비와 멋진 모자에 관한 드라마다" 드라마 방영 이후 해외에서는 갓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더니 넷플릭스 킹덤의 굿즈로 제작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할로윈데이를 기념으로 조선좀비학교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요. 사극에서만 볼 수 있던 역사적인 갓이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2019년 10월 할로윈 이벤트 조선좀비학교 @넷플릭스
킹덤의 한류로 뜻밖의 전성기를 맞이한 한국의 갓! 이처럼 외국인들의 입소문을 타며 대박을 친 아이템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었던 '호미'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2018년 중순 아마존의 원예 용품 Top 10에 한글 발음을 영어로 표기한 상품이 올라왔는데요. 바로 Youngju Daejanggan ho-mi(영주대장간 호미)입니다. 영주대장간 호미는 지금도 해외에서 최고의 소형 농기구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쓰기 편하고 손목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칭찬을 하는데요. 2020년에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호주, 독일로도 수출길이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계에 호미 알린 '영주대장간'- 매일신문>, <호미 사용법을 설명하는 해외 유튜버>
아마존 호미 열풍의 주인공 영주대장간 호미 @KBS 아침마당
@수박C 코멘트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흔해서 대접받지 못하는 물건들을 외국인들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높이 평가해 사들이고 있습니다. 서양에는 삽만 있지 이렇게 기역자로 꺾어진 농기구는 없다며 호미의 편리함과 튼튼함에 대해 말한다고 합니다. <아마존을 강타한 힙한 한국 할매 스타일>이라는 보그코리아 패션지의 글을 보면 호미와 갓뿐만 아니라 호랑이가 그려진 담요, 돌솥비빔밥의 돌솥 등이 아마존에서 힙한 한국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에이지리스, 뉴트로 등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게 된 사례입니다.
#02
국내에선 반짝 흥행한 뒤 사라졌던 과일소주가 동남아시아에선 호황입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는 동남아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9개국에서 지난 5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 2015년 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ㆍ미국ㆍ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자몽이나 자두와 같은 이슬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2016년 하이트진로가 해외 시장에서 판 과일 맛 소주 제품은 210만 병이 넘습니다. 롯데주류도 지난해 순하리 블루베리, 순하리 요거트 등 수출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고, 무학도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20여 국가에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동남아로 진출한 효자상품 과일소주 @네이버 블로거 h__h__n
딸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시장과 달리 동남아시아에선 딸기 재배가 쉽지 않아 고급 과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순하리 딸기는 출시 전에 주문이 몰리며 10만 병이 사전 발주됐다. 일부 국가에선 순하리 딸기 제품이 고급술로 자리매김하면서 결혼 답례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EDM 페스티벌로 만날 수 있는 하이트진로 과일소주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매년 가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EDM 페스티벌을 열고 있습니다. 연간 8만여 명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는 진로의 과일소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3년간 매년 진행했던 EDM 페스티벌에선 병째로 들고 마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지 맥주가 0.5달러(600원)인 반면 캄보디아에서 자몽에이슬 등은 1.25달러(약 1500원)에 판매되며 동남아시아에서 과일소주는 고급 주류로 대접을 받고 있어 다양한 판촉행사를 통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대학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과일소주가 차별화 없는 다양한 맛의 출시로 금세 인기가 식었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없어서 못 마셨던 과일소주들이 차츰 안보이기 시작했는데요. 병의 형태가 아니라 이슬톡톡과 같은 캔으로 된 과일소주는 기존과 다른 경쟁력으로 인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번 히트 쳤던 제품군이기 때문에 동남아 수출 시에 더 세밀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주춤한다고 시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수 반응을 검증했으니 해외로 나가보자는 도전의식이 먹혔던 게 아닐까요? 저도수 시장과 과일주 시장, 해외에서의 인기도 국내처럼 반짝하고 사라질지 함께 지켜보시죠!
#03
비비고 만두는 2019년 전 세계 만두 시장에서 8,68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를 넘어선 60%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시그니처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현지인이 선호하는 재료의 만두소를 넣은 현지화 제품을 통해서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난해 말 해외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비비고 군교자'를 출시하며 2개월 만에 3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한식 만두의 프리미엄화 전략에 맞춘 이번 군교자도 얇은 만두피와 속이 꽉 찬 재료로 정갈한 한식의 맛을 구현해냈습니다.
비비고 만두 제품 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냉동혁신팀 김숙진 님 @채널CJ 블로그
해외에서 손쉽게 비비고 브랜드를 접하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 찾기 힘들다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수렴, 발전시킨 게 시작이다.‘식품은 정직한 산업으로, 일단 눈과 입에서 차별화되어야 승산이 있다’는 그의 지론을 바탕으로 비비고 왕교자의 ‘맛’을 마케팅 요소로 적극 활용했다. 전략은 크게 두 가지였다. 빠른 시간 안에 제품 인지도 높이기, 해외 시장 공략하기였다. 푸드트럭 등을 운영하면서 적극적인 시식 행사를 펼쳤다. 1년 내내 전국에서 하는 모든 축제는 다 다니며 새로운 만두 맛의 전도사 역할을 충실히 했다. <매출 9천억 원 돌파! 비비고 만두 마케터를 만나다 @채널CJ>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비비고 김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이미 해외에서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은 '비비고 만두'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김 육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건강스낵'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의 관심과 소비가 증가했는데요. 2019년 수출액 5억 8천만 달러로 수산물 수출 품목 중 1위를 기록하며 바다의 반도체로 급부상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소비하는 김 중에서 한국 김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김을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뿐이긴 합니다. 낮은 칼로리에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된 건강 스낵이라는 이미지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아이들이 이유식을 마치고 가장 먼저 맞이하는 반찬은 바로 '김'일 것입니다. 따끈한 밥에 김 한 장 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할 수 있을 만큼 국민 반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해외에서는 어떨까요? 우리처럼 밥을 먹는 문화가 없는 곳에서도 '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반찬이 아니라 건강스낵으로 말입니다. K푸드가 주목받으며 국내 기업은 앞다투어 현지인 입맛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잘 나갔었는데 해외에서 더 잘 나가는 우리 제품을 역으로 해외에서 맛보는 한국인들도 많습니다. 해외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한정판 같은 맛으로 또 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에게 이미 큰 인기를 끌었다는 비비고 김스낵도 구해서 맛보고 싶네요.
#04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꼭 사가는 제품에는 꼭 라면과 함께 '믹스커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믹스커피는 한국이 발명한 제품입니다. 1976년 동서식품이 프리마 분말과 함께 커피믹스를 발명했는데요. 커피/프림/설탕을 한 봉지에 섞어 뜨거운 물에 넣기만 하면 되는 획기적인 상품이었습니다. 출시 4년 후에는 지금의 브랜드인 '맥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때부터였을까요? 맥심 커피믹스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꼭 사야 하는 제품으로 손꼽히지만 한국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슬픈 브랜드, 수출이 안 되는 제품입니다.
맥심 모카골드 심플라떼 @동서식품
맥심(Maxim)’이라는 커피 브랜드의 소유권은 동서식품에 없습니다. 동서식품은 미국의 글로벌 식품업체 제너럴푸즈(General Foods, 현재의 크래프트 푸드)와 동서식품의 1968년 모기업인 (주)동서가 50 대 50으로 투자하고 기술을 제휴해 만든 합작회사입니다. 이 합작 계약에 따라 '맥심’ ‘맥스웰하우스’ ‘포스트’ ‘오레오’ 등 대표 브랜드의 소유권이 크래프트사에 있습니다. 해외생산ㆍ판매를 동서식품 맘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죠. 40년째 수출길은 꽁꽁 막혀 있는 셈입니다. - <해외 수출 못하는 우리나라 식품들>
동서식품 맥심은 수출하지 못했지만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8년 1월 태국 현지 유통기업과 함께 현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국내 제품과 다른 배합의 제품을 선보이며 현지화에 적극 나섰습니다. 동남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커피믹스가 함께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커피믹스가 이와 같은 행보를 보인다면 차별화된 전략으로 러시아 국민 캔커피가 된 브랜드 레쓰비가 있습니다.
레쓰비 캔커피가 러시아 국민음료가 된 이유 @롯데 공식 블로그
러시아는 가장 추운 마을의 최저 기온이 무려 영하 70도입니다. 한겨울 기온이 평균 영하 40도인 러시아인데요. 몇 해 전 온장고 속 따뜻한 캔커피로 국내에서 큰 흥행을 했던 레쓰비가 러시아인에게도 통했습니다. 편의점이나 슈퍼 등에 레쓰비 전용 온장고를 설치하고 따뜻한 레쓰비를 판매한 것입니다. 2019년 러시아로 판매된 레쓰비는 3,240만 캔에 달합니다. 해외 3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러시아 매출의 비중이 80%입니다. 롯데칠성은 레쓰비가 러시아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로 '다양한 맛'과 '따뜻한 온장고'를 손꼽았습니다. 파란 캔으로 익숙한 레쓰비는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다양한 달콤한 맛을 선보이며 러시아 국민커피가 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영상, 문화 콘텐츠는 한류를 전파하는데 일등 공신입니다. 너구리와 짜파게티 제조사인 농심은 기생충 시상식 다음 날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의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고,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관객들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도 펼치며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동서식품이 해외 진출을 못하는 것을 지켜보며 남양유업이 발 빠르게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 것도 바로 한류드라마 덕분입니다.
#05
세계 시장의 약 90%의 점유율로 1위를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잘 모르는 수출 효자품의 주인공은 바로 '부탄가스'입니다. 캠핑이나 여행 등에 자주 활용되는 가스버너와 부탄가스는 흔하게 사용했기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요. 세계 부탄가스 연간 소비량은 약 7억 개. 그중 국산 제품이 5억 개 이상입니다. 한국처럼 음식을 끓여 먹는 문화가 발달한 아시아뿐만 아니라 한류 문화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남미 지역, 캠핑 문화가 발달하고 있는 러시아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안전한 캠핑 캠페인으로 소개된 맥스 부탄가스 @네이버 valuey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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