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나보다 강한 우리의 콜라보레이션

2021.05.18 조회수 3,654

 

 

 

여러분은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지금은 ‘콜라보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콜라보레이션 상품이 많아지다 보니, 맥락 없이 ‘얼마나 더 튀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잘 활용하면 좋은 시너지를 내는 건 분명합니다. 서로의 강점을 이용해 윈윈할 수도 있고, 누구와 콜라보를 하느냐에 따라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할 수도 있거든요. 또 사회에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도 있고요. 정말 많은 콜라보레이션 상품과 프로젝트가 있지만, 수박C의 눈에 띈 브랜드 5곳을 소개할게요!

3/31(수) 21:30 클하에서 (@bemyb.kr) 이 주제로 더 재밌는 얘기 나눠요!

 

 

가로수길 지나서 

악어 떼 찍으러 가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골목을 다채롭게 만들어주던 소상공인들이 아닐까 싶어요. 홍대, 가로수길, 이태원 등에 있는 이곳저곳에 붙은 임대 현수막을 보면 마음 한편이 참 씁쓸하답니다.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없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한데, 그럼에도 누군가 계속해서 희망을 이야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요.

라코스테X폴라로이드 콜라보레이션 영상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레이더망에 포착된 콜라보레이션이 있어요. 가로수길에서 진행 중인 '라코스테(LACOSTE)'는 '폴라로이드(Polaroid)’의 컬렉션을 기념하는 협업 이벤트인데요. 4월 17일까지 라코스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다고 해요. 라코스테의 상징인 악어에 메인 컬러인 무지개색을 입혀 스토어 외관에 달아 둬서 가로수길에 들어가면 딱 보일 거예요. 제가 재밌게 본 지점은 따로 있는데요. 가로수길 초입부터 라코스테 매장에 도착하기까지에 위치한 빈 상점 5곳을 빌려 꾸며 둔 레인보우 컬러 팝업 존을 말하고 싶어요. 팝업 존에는 오색 컬러를 가진 악어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이 유쾌한 공간들을 통과해야 메인 공간에 올 수 있어요. 스토어로 가는 길에 있는 가로수들엔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아트웍을 입혀 뒀고요.

 

가로수길을 물들인 무지개가 참 희망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가로수길에서 뿜어내는 긍정 에너지가 라코스테 팝업스토어로 향한다니, 너무 멋진 발상인 것 같아요. 그리고 도착지에서 그 희망을 폴라로이드로 찍어 간직한다고 생각하니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두 브랜드의 작업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응원의 메시지가 퍼져 나갔으면 좋겠어요!

 

 

맛집을 집으로 들인 오뚜기

F&B 업계에서도 경계를 허무는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해요. (한국인은 퓨전에 강한 민족 아니겠습니까!) 뚜레쥬르와 교촌치킨이 손을 잡고 고로케 4종을 출시하거나 오뚜기와 빙그레의 꽃게랑 라면, 소고기 전문 브랜드 ‘이차돌’과 하이트진로의 캐릭터가 틱톡에서 진행한 ‘이차돌i연기대상’ 행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동네 맛집 음식이 밀키트나 완제품으로 구성돼 판매되기도 해요.

최근 오뚜기에서 출시한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가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 들기름 막국수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고기리 막국수의 인기 메뉴인데요. 막국수를 먹기 위해 사람들은 매번 줄을 선다고 해요. 그런데 이제 집에서 쉽게 고기리 막국수에서 직접 뽑은 메밀면을 삶아 먹을 수 있어요. 오뚜기의 들기름과 참깨를 올려서요! 마케팅 활동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어제는(30일) 요즘 F&B 업계의 성지로 불리는 배민 쇼핑 라이브를 통해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답니다. 이후엔 카카오쇼핑, 카카오 선물하기, 오뚜기몰, 네이버 오뚜기몰, 배민B마트에 순차적으로 상품을 오픈했고요.

 

이번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는 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손꼽히기도 하는데요. 고기리 막국수가 갖고 있는 고유한 자산을 오뚜기화 하지 않고, 오뚜기는 자신들의 것을 면이 아닌 다른 제품으로 조화를 이뤘다는 점 덕분에요. 또 고기리 막국수가 가진 감성적인 측면과 오뚜기의 기능적 파워가 큰 시너지를 낸 사례이기도 하죠.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걸 보니, 지난주 레터에서 다룬 로컬 콘텐츠가 떠올라요.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의 맛집 메뉴를 밀키트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면 지역 이야기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잖아요. 누군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밥 한번 먹자’는 말을 건네는 이유도 그 때문이듯이요. 브랜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많이 발굴해주길 바라봅니다. 

 

 

우주에 맥주를 쏘는 더쎄를라잇브루잉

요즘 국내 맥주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이 있습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이라는 수제 맥주 벤처기업인데요. 더쎄를라잇브루잉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제 맥주 레시피(30가지)를 보유하고 있어요. 이 브랜드가 생소한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소개하자면, 맥주 원재료(맥아, 홉 등)를 수입해 국내 양조장에 공급하고 자체 양조장을 통해 맥주를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고 있고요. 양조장뿐 아니라 원재료 창고와 펍도 갖추고 있고, 세계 유수의 수제 맥주 업체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하네요.
 

더쎄를라잇브루잉은 국민 장수 껌인 ‘쥬시후레쉬’와 콜라보로 ‘쥬시후레쉬 맥주’를 선보였어요. 알다시피, 쥬쉬후레쉬는 특유의 달콤한 과일 향이 특징인데요. 껌 원액의 달콤함과 맥주의 청량감이 만나 이색적이면서도 맛있는 맥주를 탄생시켜 인기를 끌고 있죠. 이 외에도 이전에는 ‘유동 골뱅이’와 함께 ‘골뱅이 맥주’를 생산하기도 했어요. 주목할 점은, 그냥 디자인만 입힌 게 아니라 주동근 대표가 레시피를 직접 개발했다고 해요! ‘그냥 특이한 콜라보 작업 아니야?’ 싶을 수도 있지만,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철학을 이해하면 조금 다르게 보일 거예요.

 

이들은 맥주 개발만 하지 않아요. 위성 기술 개발 기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함께 더쎄를라잇브루잉의 대표 맥주인 ‘우주IPA’를 헬륨 풍선에 태워 우주로 보내는 프로젝트도 진행했죠. 별 의미 없는 스페이스 컨셉의 영상은 무슨 맥락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요. 이 짧은 영상에서 더쎄를라잇브루잉이 추구하는 가치를 볼 수 있어요. 더쎄를라잇브루잉에게 맥주 사업은 시작에 불과하거든요. 주동근 대표에게는 일론 머스크처럼 우주 산업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꿈이 있다고 해요. (자세한 건 아래 영상에서 주동근 대표의 이야기를 참고해주세요!)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 제품과 프로젝트는 단순 이슈 몰이 용이라기보다 미래지향적인 실험 정신이 담기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궁금해지는 브랜드예요!

우주를 날아다니는 맥주 캔.. 언젠가 우주에서 맥주를 마실 날이 올까요?

 

3:43부터 주동근 대표의 꿈인 우주 산업 이야기가 나와요!

 

 

트렌드 선두에 선 휠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파격적인 리브랜딩에 성공한 브랜드도 있습니다. 구찌의 리브랜딩 사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휠라’인데요. 휠라는 1990년대 대중적 인기를 끈 패션 브랜드예요. 하지만 200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중장년층의 아웃도어를 담당하는 올드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이어졌어요. 그러다가 2016년 윤윤수 회장의 아들인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해요. 변화에 가장 큰 핵심은 주요 타깃을 3040에서 10대로 바꿨다는 거예요.

 

가장 먼저 Z세대의 뉴트로 열풍을 인지해 과거의 자산인 어글리 슈즈 ‘디스럽터’를 재출시했어요. 그리고 기존에 볼 수 없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흥미로워하는 젊은 층의 특성을 파악해 정말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니스프리, 써브웨이, 삼성 전자, 메로나, 유튜브 게이밍 크리에이터 등 업종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오죽하면 휠라를 콜라보 장인으로 부르며 ‘휠라보레이션(휠라+콜라보레이션의 합성어)’이라는 단어가 생겼을까요. 의외의 조합도 자신만의 색으로 해석해 보여주는 휠라! 이제 아무도 휠라를 올드 브랜드로 부르지 않아요. 오히려 그 어떤 브랜드보다 트렌디하고 힙한 브랜드로 평가되죠.

 

 

행복을 불릴 줄 아는 꾸까

성과의 기준을 매출이나 타깃 도달률로만 볼 순 없어요. 브랜드의 가치를 얼마나 전했는가, 고객 접점을 얼마나 늘렸는가도 측정 기준이 될 수 있죠.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당장 매출을 일으키지 않아도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다면, 충분한 성과 아닐까요?

 

지난해 여름 꽃 정기 구독 서비스인 ‘꾸까’와 일상의 작은 물건을 만드는 ‘오롤리데이’가 만나 함께 제품을 출시했어요.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행복’에 있는데요. 꾸까는 꽃과 함께하는 일상이라면 매일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오롤리데이는 일상 속 작은 물건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만들고자 해요. 이렇게 동일한 가치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두 브랜드가 만나니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었어요.

꾸까는 여름만 되면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고 해요. 꽃의 시즌성 때문에 여름이 되면 꽃의 니즈가 낮아지고 꽃이 필요한 이벤트(밸런타인데이, 어버이날 등)가 부재해서, 꽃이 아닌 전혀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으로 문제를 풀어간다고 하네요. 고객이 일상의 제품들을 통해 꽃을 자꾸 접하며 꾸까를 잊지 않게 만드는 거죠. 결국 브랜드의 본질로 돌아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 메시지는 브랜드의 본질과 얼마나 잘 맞는지에 대한 고민 말이에요. 콜라보레이션을 당장의 매출 성과를 위한 것보다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는 데 새로운 방식을 활용한다는 차원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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