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트렌드뉴스#25] 브랜드를 떠오르게 하는 향
2020.05.22 조회수 6,441
윰블리라고 불리는 배우 정유미는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 향수를 산다고 합니다. 첫날 구매한 향수를 여행 내내 뿌리기 위해서죠. 그곳에서 뿌린 향수를 맡으며 여행지를 추억한다는 정유미만의 방법이 SNS 상에서 화제였던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향은 무언가를 기억하고, 추억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감각 마케팅의 하나인 향기마케팅은 브랜드를 인지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곤 하는데요. 오늘은 브랜드와 향에 대해서 알아 보록 하겠습니다.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트렌드뉴스에서는 후각을 이용한 마케팅인 '향기마케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01
교보문고는 2014년 말부터 3년 반에 걸쳐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향을 개발했습니다. 시트러스, 피톤치드, 천연 소나무 오일 등을 조합하여 책방 특유의 종이 냄새, 잉크 향, 묵향, 고서 향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인데요. 제품의 이름은 책향(The Scent of PAGE)입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The Scent of Page는 교보문고 창립 이념을 기반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책 읽기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향으로 룸 스프레이, 디퓨저, 종이방향제의 형태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책 향이 집 안에 스며들듯 독서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기를 바란다는 마음처럼, 향을 통해 교보문고에 있는 듯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2017년 10월 분당점 오픈 이벤트 일환으로 200개 한정수량 판매 후 관련 문의가 이어져 정식 출시로 이어졌습니다.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
당연히 책에서 나는 향인 줄 알았던 교보문고의 반전 이야기! 매장에서 책을 즐기는 방식 중 일환으로 시그니처 향을 만들어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브랜드의 본질을 강화하기 위해 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알던 네가 아냐' 지금 맡고 있는 이 향이 진짜가 아닌 의도된 향일 수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더 나은 서비스를 고민하던 차에 교보문고는 책을 즐기는 방법을 확장하며 시그니처 향을 개발했습니다. 교보문고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험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넘어, 소비자의 일상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교보문고 공간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는 집에서도 교보문고에서의 좋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고, 교보문고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교보문고를 일상에서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접점을 만들어내어 윈윈이네요.
#02
스타벅스는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를 통해 매장에 방문한 고객이 커피를 더 많이 마시게 하는 요인이 커피의 향기라는 사실을 파악했는데요.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가장 불쾌한 경험이 '컵에 묻은 핸드로션 냄새', '카페라테에 느껴지는 향수의 향'이라는 답을 얻었다고 합니다. 커피콩은 냄새를 쉽게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죠. 이러한 이유로 스타벅스 직원들은 향수는 물론 향기가 나는 로션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매장 내에 흡연구역을 설치하지 않았고, 매장 반경 8m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죠.
@ 하워드 슐츠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前 스타벅스 회장은 '스타벅스 경험'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커피의 맛'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주는 만족감'이라는 스타벅스 본연의 가치를 독려하기 위해 사용한 말입니다. 그의 책 온워드(Onward)에서 시애틀의 스타벅스 매장에 갔다가 샌드위치를 오븐에 데우는 과정에서 치즈 냄새가 커피 향을 해쳤다며 불쾌감을 느꼈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죠. 사이드 메뉴가 커피 향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 스타벅스 리저브 R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는 차별화된 최상의 스타벅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타벅스는 원두 풍미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리저브 매장은 일반 매장에 비해 커피 향이 강한 편이다. 시향 서비스에 대한 반응도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커피의 풍미가 프리미엄화 된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 만족을 높여가는 것입니다.
매장 직원에게 향이 나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매장 인근 반경 8미터 이내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며 원두 외의 향을 제어하는 스타벅스였습니다. '당연히 원두 향이 나야 하는 게 아니야?'라는 생각에서 '원두향만 날 수 있게 하기 위한 관리규칙'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수박C 코멘트
스타벅스는 원두의 향을 해치지 않기 위해 직원들에게 향수, 향기 나는 로션 등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카페의 본질인 커피를 해치지 않기 위해 어울리는 향을 만들어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다른 사례의 향기마케팅과는 달리 스타벅스는 커피 본연의 향을 해치지 않기 위해 다른 향을 제어하며 스타벅스 공간에서의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03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은 고유의 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향은 공간의 특징을 보다 명확하게 그려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죠. 호텔은 숙박을 하며 머무르는 공간인 만큼 고객 서비스의 일환으로 쾌적한 공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고유의 향을 만드는 것은 공간 경험 및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 업계에서 향기마케팅을 많이 시도하는 것이죠.
@ Four Seasons Hotel Seoul
포시즌스 호텔은 각 호텔마다 그 나라 고유의 향을 살린 향기를 만들어 로비층 등의 공용 장소에서 향을 느낄 수 있도록 꾸밉니다. 런던, 뉴욕, 파리 등 도시별로 그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고유의 향을 개발하여 사용하죠.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돌아가서도 각 나라의 경험을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했다는 것이 호텔 측 설명입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한국의 전통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향이 담긴 양초를 제작해 판매합니다.
@ Four Seasons Hotel Seoul 향초
여행을 끝나고 돌아와서도 그곳을 추억하는 방법으로 향을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머물렀던 호텔의 시그니처 향은 여행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호텔에서 향기마케팅을 통해 호텔을 기억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고객에게 도시를 추억할 수 있는 향초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을 제공하여 도시를 떠올릴 때마다 호텔도 함께 떠오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어떤 향기를 만들었나요?
A: 고객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어떤 기분을 가장 느끼고 싶어 하는지를 먼저 조사했다. '편안함, 산뜻함, 따뜻함' 등의 키워드가 꼽혔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반영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느낌이 함께 어우러지기를 바랐다. 소나무에서 느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향과 시더우드가 주는 숲에서의 청량함, 샌들우드의 따뜻함, 그리고 상큼한 시트러스 향을 바탕으로 따뜻한 날씨에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향을 만들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인터뷰>
@수박C 코멘트
향기 마케팅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각 향이 충돌하지 않게 주의해야 하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분사를 어떻게 할지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향은 취향을 타는 부분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소비자 조사를 사전에 꼼꼼하게 실시해서 진행할 필요성이 이러한 부분에서 생겨납니다. 기분 좋게 머물고자 왔던 곳에서 싫어하는 향을 맡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04
아베크롬비&피치는 특유의 시원한 향이 느껴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피어스'이라는 향을 뿌리는 것인데요. 2000년대 초부터 향 분사 장치를 설치하여 어느 매장에서나 동일한 향을 맡을 수 있게 하였으며, 향수로도 출시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있습니다. 피어스 향은 아베크롬비&피치의 브랜드 콘셉트인 '뉴욕의 중심가'를 떠올릴 수 있는 알싸한 향입니다. 향기 마케팅 도입 후 아베크롬비&피치는 매출이 30~40%이 오르고, 출시한 향수는 미국에서 베스트 향수가 되었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또한 손님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15.9%, 구매욕은 14.8% 증가했다고 밝혀지기도 했죠.
@아베크롬비&피치 피어스 향
액세서리 판매숍 시공간(時空間)은 한약방을 떠올리게 하는 매장 인테리어로 유명한 곳입니다. '향냄새 나는 거기?' 하면 떠오르는 악세사리점이죠. 홍대, 신촌, 건대, 인사동 등에서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자로 적힌 간판을 하고 있는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나그참파'라고 불리는 진한 향나무 냄새가 느껴져 사찰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더불어 우드 선반에 2000여 종의 액세서리가 걸려있어 한약방의 약재 보관함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죠. 이러한 인테리어와 향이 시공간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었고, 입소문이 퍼저 홍보하지 않아도 오프라인 매장엔 다양한 관광객들이 즐비해있기도 합니다.
@시공간
시공간 관계자는 "제품 포장지에도 향이 배어들게 하여 고객이 물건 구입 후에도 집에서도 잔향을 맡고 소비 경험을 떠올릴 수 있다. 실제 그렇게 매장을 되찾는 고객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공간에 향기가 머무르게 하는 것을 공간 센팅이라고 부르는데요. 온라인 서비스가 발달한 만큼, 브랜드들은 오프라인에서의 소비자에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죠. 향기마케팅은 향으로 감정적 연결고리를 찾아 소비자에게 기억에 남도록 합니다.
@수박C 코멘트
매장에서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는 향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 상큼한 나는 그곳!', '향냄새 나는 그곳!' 처럼 향으로도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시각, 청각과 더불어서 후각도 자극하는 것은 인지와 연상의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죠. 내가 맡은 브랜드를 향으로 마케팅한다면, 어떠한 향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요?
#05
2020년 2월 KFC와 crocs는 이색적인 콜라보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프라이드치킨과 바구니 모양을 디자인 한 신발 위에는 치킨 향이 나는 닭다리 장식(지비츠)이 붙어있습니다. KFC의 미국 CMO인 안드레아 자후멘스키(Andrea Zahumensky)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라이드치킨 브랜드 KFC가 크록스의 편안한 스타일과 만나, 프라이드치킨 풋웨어 꿈이 만들어낸 신발이 탄생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마케팅 활동에는 "it's finger lickin' good"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테이블 디자인부터, 매장의 소리에 이르기까지 친구 혹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는 KFC 브랜드 정신이 담겨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항상 새로운 방식으로 치킨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Kentucky Fried Chicken x corcs
KFC는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을 2019년에도 진행했습니다. 프라이드 윙이 풋볼 시즌에 가장 인기 있는 간식으로 꼽히고 있는 점을 활용하여 미국 프로 풋볼 시즌이 끝나는 시점에, 온라인 티켓 회사 StubHub에서 프라이드치킨 향이 나는 치킨 배달권을 판매한 것인데요. 신메뉴인 프리이드 윙스와 온라인 배달 플랫폼인 KFC닷컴을 홍보하기 위해 진행된 프로모션이었습니다. 시즌티켓을 우편으로 배달하여 오프라인에서 KFC 프라이드치킨 향을 경험할 수 있게 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KFC Seasoned Tickets
티켓을 받은 사람들이 프라이드치킨을 생각할 때 KFC를 떠올리고 풋볼 경기를 관람할 때에도 KFC를 떠올리게 하도록 하여 소비자에게 "프라이드치킨 = KFC" 인식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KFC는 이색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이 KFC를 즐기는 방법을 다양하게 만들어가고 있죠. 치킨 향을 이용해 KFC를 떠오를 수 있도록 꾸준히 재미있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수박C 코멘트
KFC는 위트 있는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드치킨 냄새가 나는 콜라보 제품, 티켓을 사는 소비자들은 즐거운 경험을 사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제품을 사지?' 하는 제품들도 브랜드의 팬이라면 모으고 싶은 굿즈 중 하나이니까요. 또한 치킨 냄새가 나는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 KFC를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 같은데요. 이 역시 KFC가 의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치킨 냄새는 가짜 배고픔을 만들 만큼 강력하죠. 치킨은 언제 먹어도 늘 맛있으니까요.
참고자료
"치킨도 정기 구독"… KFC 치킨 향 나는 정기배달권, 2시간만에 완판
로비 들어서자마자 '솔솔'… 그 호텔에 가면 특별한 香이 난다
글로벌 브랜드의 향기 마케팅 성공 전략 “소비자의 기억 감정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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