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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뉴스#13] 우리가 패러디에 열광하는 이유

2020.05.12 조회수 8,597

#01

땡큐

패러디사이트

 

오스카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기생충은 영화 자체에 대한 이슈도 있지만 시상식 소감 등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봉준호 감독과 샤론 최 통역사의 완벽한 케미가 있습니다. 샤론 최는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팀의 전담 통역사로, 2019년 5월 칸 국제영화제부터 통역을 담당했습니다. 시상식뿐만 아니라 해외 매체 인터뷰까지 함께 참여하며 봉 감독의 특유의 배포 넘치는 소감과 유머를 재치 있게 전달하며 '언어의 아바타'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샤론 최 기생충 통역 후기

 

유세윤과 문세윤의 패러디사이트 @유세유니 대단해

 

개그맨 유세윤과 문세윤이 기생충의 영어 제목인 'Parasite'를 패러디한 'Parodysite'라는 제목으로 시상식 현장을 패러디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문세윤이 봉준호 감독을, 유세윤이 봉준호 감독 통역을 담당한 샤론 최를 패러디했는데요. 봉 감독의 재치 있는 입담을 문세윤의 먹보 형태로 패러디하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의 영상을 봤다며 "유세윤 씨 천재적이다. 문세윤 씨도 존경한다. 최고의 엔터테이너다"라고 극찬했습니다. #패러디사이트 킬링 포인트 #유세윤 패러디 스토리보드

 

(좌) 배급사 NEON의 BJH 패러디, (우)농심의 짜파구리 패러디

 

최고의 효과는 배급사인 NEON의 BTS 공식 티셔츠를 패러디한 콘텐츠, 채끝 짜파구리의 흥행을 예측하여 미리 콘텐츠와 레시피를 해외 버전으로 만든 농심이 받았습니다. NEON의 경우 실제 판매하는 굿즈가 아님에도 원한다면 DM을 달라며 재치 있는 멘트를 남겼는데요. 시의 적절한 절묘한 패러디로 제대로 기뻐할 줄 아는 배급사의 젊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기생충의 4관왕 소식은 소위 말하는 국뽕(?)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이슈였습니다. 잠자고 있던 애국심이 스멀스멀 다 튀어나온 놀랍고 즐거운 소식이었죠. 많은 브랜드에서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하고 봉준호 감독의 세계관에 대해 극찬하며 자기만의 방법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건네었습니다. 지난 선거 때 상어송을 가지고 특정 정당이 선거송을 만들며 질타를 받았는데요. 다가오는 선거에도 여야 할 것 없이 기생충의 패러디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가 된다고 해서 모든 패러디가 환영받는 것은 아닌 만큼 과도한 끼워 맞추기 식으로 패러디 파도타기를 노렸다면 타겟층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습니다. 

 

 

 

 

 

 

#02

제대로 시착한

드라마 속 패러디

 

최지우를 만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김주먹 @tvN 사랑의불시착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360도로 돌아가는 카메라 무빙워크에 시청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바로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사랑의불시착>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최지우의 장면 때문인데요. 극 중 한류 사랑꾼으로 제대로 캐릭터 잡은 김주먹이 손예진의 도움으로 최지우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극의 흐름을 흐트러트리지도 않고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은 명장면. 권상우의 트레이드마크인 소라게 장면까지 완벽하게 연출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 열혈사제가 패러디한 미스터선샤인 명장면 @SBS 열혈사제

 

이처럼 드라마 속에서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을 패러디하는 콘텐츠가 인기입니다. 아침 막장 드라마에서도 사랑과 전쟁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하고, 신구 선생님의 명대사 '4주 후에 뵙겠습니다'를 패러디한 이니스프리 CF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열혈사제의 경우 '킹스맨'부터 '미스터선샤인'까지 드라마 스토리보다 숨어있는 패러디 찾기가 더 재미있었다는 평을 받을 정도였는데요. 로맨틱 코미디, 풍자 코미디, 액션 코미디 등의 카테고리를 갖고 제작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냥 진지하기보다는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소를 패러디를 활용하여 곳곳에 장치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패러디 끝판왕 드라마)

 

에픽하이 현재상영중 소극장 콘서트 포스터 @YG

 

영화나 드라마 포스터를 패러디한 이 콘텐츠는 에픽하이가 201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소극장 콘서트 콘셉트입니다. 실제 콘서트까지도 6개~8개의 영화를 패러디하여 관객과 만나는 기획인데요. 준비하는 것은 전부이지만 투표를 통해 실제 공연은 3개의 주제로만 진행한다고 합니다.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에픽하이만 할 수 있는 콘텐츠로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포스터를 준비할까 하는 기대감, 포스터 찍으려고 콘서트를 연다는 웃음과 함께요. 

 

 

@수박C 코멘트;

이런 문화 콘텐츠 패러디의 경우 가끔 불시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의 경우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스토리보다는 패러디로 가득 찬 시리즈를 내며 팬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특수한 장면을 패러디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데 음악은 어떠할까요? 뉴스레터를 준비하며 음악, 가요, 팝송, 노래 키워드에 패러디를 붙여보았습니다. 2 소절(8마디) 이상 동일한 패턴을 나타내거나 박자 분할이 같은 경우 표절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요. 상업적이 아닌 개그의 소재라면 또 말이 달라집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표절 개그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피 추가 그 주인공입니다. 눈에 보이는 장면에 대해서는 패러디 사례가 많은데 노래는 리메이크, 커버등이 있지 패러디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03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온라인 탑골공원

 

요즘 유튜브나 페이스북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겟팅 당한 걸까요? 10년도 더 된 옛날 예능, 시트콤, 드라마 등의 짧은 클립 영상으로 시간을 쏙 빼내가는데요. 거침없이 하이킥의 문희는~ 애교, 야인시대의 김두한식 극딜 협상 등 그렇게 온라인상에 떠도는 짤들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들이 있습니다. 

 

나문희를 모델로 한 정관장 추석선물 CF @정관장

 

배우 김영철을 모델로 한 '올데이킹 사딸라' 광고는 온에어 되자마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완벽한 패러디로 입소문이 퍼지며 뉴트로 트렌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관장은 지난해 추석 시즌을 맞이하여 추석선물 문의는 = 정관장이라는 공식을 나문희식 '문희는~'애교로 패러디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콘텐츠를 현재로 가져와 요즘 세대식으로 패러디한 콘텐츠가 이슈인데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내공과 온라인상으로 쉽게 접한 짤들이 취향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입니다.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앙쌀찰찰 CF @롯데제과

 

8년 전 옥메와까 CF에서 특별한 그루브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서우가 롯데제과와 한번 더 만났습니다. 앙쌀찰찰 다른 제품들을 소개하는 CF인데요. '이 세상의 그루브가 아니다.', '수능 금지곡이다.'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과거의 광고 모델과 다시 재회하는 브랜드는 롯데제과뿐만이 아닙니다. 15년 만에 왕뚜껑 광고모델로 돌아온 배우 황보라, 롯데리아 오징어버거의 신구 선생님이 있습니다.

 

과거의 영상 콘텐츠가 이슈가 되어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과거 모델을 다시 새로운 제품 또는 리뉴얼된 브랜드 제품 모델로 기용한 사례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온라인 탑골공원의 콘텐츠들을 예의 주시하고 다음 화제의 주인공을 발굴하는 것.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읽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 브랜드가 가져야 할 패러디 문화의 포인트입니다.

 

 

@수박C 코멘트;

분명 단점도 있습니다. '사딸라'와 '묻고 더블로가' 라는 유행어를 강력하게 외치더라도 드라마와 영화를 보지 못한 세대들의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떠다닐 수도 있습니다. 그 사례로 최근 CF 알바몬의 가수 박미경 모델을 들 수 있는데요. 몇 해 전 인기를 끌었던 나는가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백두산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고 국어책처럼 흘러나왔던 리액션을 패러디한 CF입니다. 계속 방영했던 드라마 스토리도 아니고 찰나의 리액션 순간이었기 때문에 광고를 보고도 무슨 장면인지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알바로 리스펙이라는 힙한 CF를 전개했던 알바몬이기에 아쉬운 마음도 컸지요. 바로 공감을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궁금해하고 검색을 한다는 것 자체도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트렌드를 따라 패러디 콘텐츠를 진행했지만 호불호가 갈린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04

어디까지 쿨할 수 있나

오리지널 브랜드

 

베트멍의 대표 디자인 레인코트를 카피한 @베트밈

 

까만 레인코트에 쓰인 로고 베트머..응? 베트밈? 명품 브랜드를 패러디해 똑같은 디자인에 이니셜만 바꾼 브랜드 베트밈 사례가 있습니다. 리셀 회사에서 일하던 22세의 데빌 트랜이 '모두가 입을 수 있는 하이패션'을 모토로 만든 브랜드인데요. 베트멍의 레인코트와 똑같은 디자인에 이니셜만 바꿔 10분의 1 가격인 6만 원대에 판매했습니다. 자칫 디자인 저작권 논란이 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패러디를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쿨한 대처로 의외의 사례로 남았는데요. “베트멍은 베트밈의 레인코트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 우리가 베트멍의 옷을 만드는 것만큼 데빌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즐겼으면 한다”는 말로 패러디 현상을 쿨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버거킹X우버이츠 브롱스 @버거킹

 

해외에서만 볼 수 있는 재밌는 패러디도 많습니다. 그중 디스전으로 유명한 버거킹vs맥도날드 사례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근 버거킹이 조커를 패러디 한 영상으로 맥도날드를 연상케 하는 광대에게 디스를 날렸습니다. "친애하는 브롱스, 우리는 광대가 성가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브롱스에 산다면 우버이츠를 통해 무료 와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라며 무료쿠폰 코드를 제공한다며 최근 이슈 된 영화를 통해 경쟁사를 떠올릴 수 있는 광대 패러디로 디스 한 사례입니다. 

 

 

@수박C 코멘트;

한국 시장에서 위와 같은 디스전 영상이 올라온다면 트렌디한 디스전이다 라는 평가보다는 OO킹 인성 논란 등으로 이슈화 되겠죠. 바로 문화의 차이인데요. 해학과 풍자에는 관대한 민족이지만 비판이나 비평에는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잘못된 패러디로 브랜드의 이미지 가치 또한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다른 경쟁사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은유적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광고로 '마켓컬리의 국내 최초 새벽배송' 이 떠오릅니다. 새벽배송을 시작한 다른 브랜드를 연상케 할 수 있는 트럭의 모습, 컬러를 패러디하고 있지만 그들이 잘못된 것이 아닌 컬리가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했습니다.

 

 

 

 

 

 

 

#05

잠깐만 스탑!

선을 넘는 패러디

 

패러디는 어느 영역까지 허용이 되는지 궁금해집니다. 패러디와 유사한 경계의 단어로 표절, 오마주가 언급될 수 있는데요. 온라인상에서 공감을 받고 있는 구별법으로 "오마주는 원본을 알아줬으면 하는 것. 표절은 원본을 알리고 싶지 않은 것. 패러디는 원본을 알고 있으면 재밌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짝퉁 펭수의 논란으로 이슈가 된 자이언트 펭 TV의 펭수는 어떨까요? 원작자의 캐릭터의 일부 컨셉과 세계관을 그대로 모방했다는 것에서 표절이라고 할수 있지만 모방을 통해 새로운 메세지를 전달하기에 패러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BS의 펭수가 점점 인기를 끌자 인사혁신처에서 행사 홍보 영상에 펭수를 패러디한 '펑수'를 사용했고요. 외모, 이름, 특기, 수습직원 이라는 컨셉까지 펭수를 모방하여 눈총을 받았습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EBS 측에서도 신고되는 내용을 모두 보고 있고 조치하고 있다고 발표했고, 펑수도 일회성으로 활용한 캐릭터라며 해명했습니다. 외교부와 복지부에 출연하며 이슈가 되었던 펭수를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섭외하려고 노력하다 실패하여 탄생한 캐릭터가 펑수라는 쨘한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례가 남게되면 또 다른 짝퉁, 카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원작자인 EBS측에서도 어떻게 해야할지 방침을 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견사돌’, ‘묘가탄’ 패러디인가, 도용인가? @SBS CNBC

 

그렇다면 이번 사례는 어떨까요? 사람의 치아 보조제로 유명한 인사돌과 이가탄이 견사돌, 묘가탄으로 패러디되었습니다.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이미지와 신뢰도에 편승해 반려견 제품으로 이슈화 된 것으로 실제로 판매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재밌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이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에 "너무 숟가락 얹는 것 아니냐. 이건 디자인 침해다"라는 반응이 반반이었는데요. 상표류도 다르고 패러디를 통해 원작자 제품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었다는 점으로 실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명품 브랜드를 패러디한 마이아더백과 콜라보한 더페이스샵 @더페이스샵

 

이런 패러디 침해로 배상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명품백에 대한 패러디로 인증받은 브랜드 마이아더백이 2016년 국내 더페이스샵과 콜라보레이션 했는데요. 마이아더백의 인지도가 국내에서 높지 않아 누구나 루이뷔통백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광고에서도 루이뷔통을 언급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디자인 침해 소송이 된 사례입니다. 2018년 10월 법원은 루이뷔통의 손을 들어줬고 5,000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출처: 루이뷔통 패러디 배상 판결)

 

 

@수박C 코멘트;

많은 브랜드에서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패러디 활용에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침해하는 상업적인 목적의 따라하기는 명확한 잘못입니다. 항상 논란이 되는 것이 절과 오마주, 패러디 등의 구분인데요. 표절은 동의 없이 몰래 자신의 것처럼 쓰는 것이고 오마주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일부 요소를 모방하는 것입니다. 패러디는 모방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죠. 적절하게 활용하면 광고 효과를 누리기도 하지만 펭수의 사건처럼 공감을 사지 못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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