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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뉴스#06] 골목 안 편의점에서 트렌드를 읽다
2020.05.12 조회수 8,386
"사장님! 마장면 있어요? 미트파이 있어요?"
스타들이 서바이벌 레시피 대결을 하고, 방송 다음날 전국 편의점에 제품이 바로 출시되는 KBS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이 화제입니다. TV에서 보여준 먹음직스러운 레시피를 집 앞 편의점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것이죠.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은 영양보단 간단한 배를 채우기 위함이었는데, 요즘은 생선회나 고기도 소량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행을 가서 그 나라의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보려면 편의점을 제일 먼저 살펴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편의점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은 집 앞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여러분을 안내해보려고 합니다. 매일매일 방문하는 편의점 속에서 찾은 2020년 키워드, 흥미로운 편의점 이야기 5가지를 소개해볼게요.
#1
매일 마주하는 출퇴근 풍경길에 낯선 장면 하나가 있습니다. 눈에 익은 간판이 아닌 새로운 간판으로 바뀐 편의점 브랜드 때문인데요. 최근 GS25가 BI를 리브랜딩 하였습니다. 브랜드 로고가 바뀐다고 해서 바로바로 모든 편의점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생기는 편의점이나 브랜드를 전환하는 편의점 등에 먼저 적용이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예전 로고와 신규 로고가 공존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길 하나 건너로 다른 로고의 편의점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GS25의 브랜드 로고 변화
GS25는 구 LG유통의 편의점 'LG25'로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2005년 LG그룹에서 유통이 분리되어 나오게 되면서 편의점뿐만 아니라 백화점, 홈쇼핑, 슈퍼마켓 등의 브랜드를 LG에서 GS로 교체하여 오늘의 GS25가 생겨나게 됩니다. 초기 GS25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부 점주들은 LG 브랜드가 지닌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편의점을 냈는데 갑자기 상호를 바꾸는 것은 계약위반이라며 60여 명 가맹점주들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24시 편의점인데 왜 25라는 숫자를 쓰는 걸까요? 24시보다 더 오래 근무한다는 의미로 25라는 숫자를 쓰게 된 거라고 합니다. GS25는 BI를 14년 만에 변경하였습니다. 기존의 소매점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변경했다고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기차 충전 설비까지 갖추겠다는 GS25의 포부도 지켜볼만한 것 같습니다.
@CU의 브랜드 로고 변화
1990년 보광그룹에서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센스를 맺고 국내 1호점을 오픈했습니다. 전국 7300개에 달하는 국내 최대 편의점 업체가 되었는데요. 2012년 보광그룹이 훼미리마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해지하고 브랜드명을 'CU'로 변경하면서 훼미리마트는 국내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이때 보광그룹이 브랜드명 변경에만 약 500억 원을 지출했다고 합니다. 국내 토종 그룹으로 리브랜딩 한 CU는 2002년부터 편의점 점포수 1위로 업계 1위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습니다. 처음에는 고객들이 인식하지 못해 훼미리마트가 국내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with Family Mart를 간판에 표시하였었습니다. 쉼표를 의미하는 기존의 로고가 말풍선과 혼동되어 2017년 5년 만에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나이스 투 CU'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경영철학을 형상화한 말풍선 안에 로고를 넣어 보여주었습니다.
@이마트24의 브랜드 로고 변화
2014년 출범했던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위드미'는 2017년부터 '이마트24'로 법인 및 상호 변경하여 점포 개선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24시간 운영이 아닌 가맹점주 선택의 자율운영이라는 소비자와 업주가 모두 상생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출발했으나 편의점 인지도가 최하위로 적자를 맞이하다가 2017년 경영 결단으로 신세계의 대표 브랜드인 이마트를 노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위드미가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사업 브랜드였다는 걸 모르는 소비자가 많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었습니다. 이마트24로 리브랜딩 하며 브랜드 평판이 상승, 업계 3위를 노리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브랜드의 BI, 로고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마주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브랜드에서 사용하던 컬러와 모양 등을 바꾸는 파격적인 행보는 새로운 얼굴이라는 느낌으로 호기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전략입니다. 온라인과 마케팅으로는 브랜드 로고를 변경하는 것이 빠르지만 전국에 수많은 지점에서 변경된 로고를 모두 적용하기까지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심: 브랜드의 로고는 아보카도를 통해 개발해보세요!)
#2
편의점에서 김치, 김 등 밑반찬에서부터 간편 1인용 삼겹살에 이르기까지 반찬 품목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던 편의점이 이제는 반찬가게 역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쿠캣은 독자 운영 중인 70여 개 푸드 콘텐츠 채널에서 구독자 반응이 높았던 레시피 콘텐츠를 GS25와 함께 출시하며 1~2인 가구에게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묵은지와 삼겹살을 조리한 '쿠캣김치삼겹꽃찜'은 SNS을 통해 빠르게 바이럴 되며 품절 대란을 양상하기도 했습니다. GS25는 이전에도 대게딱지장과 한끼연어장 등을 출시하며 밥도둑 반찬을 편의점 킬포인트로 내세웠습니다.
CU로 이에 맞서 유명 김치 브랜드 종가집과 함께 '종가집김치 수육 정식' 도시락을 출시했습니다. 이는 김장을 포기하는 세대를 타겟으로 한 것인데요. 단순히 김장을 포기한 것뿐 아니라, 김치를 사서 먹는다는 개념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국내 김치 매출 규모는 지난 2014년 1412억 원에서 지난해 2526억 원으로 5년 사이 79% 성장하였습니다. 마트를 찾지 않아도 가볍게 편의점에서 김치를 즐길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입장입니다.
@GS25의 PB브랜드 유어스 제품들
많은 브랜드가 편의점과 콜라보한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자체 PB브랜드의 열기도 뜨겁습니다. 편의점 PB시대는 '삼각김밥'의 등장이 8할이었다 라고도 표현하는데요. 삼각김밥 이후로 주먹밥, 도시락 등이 출시되며 편의점 먹거리에 다양성을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도시락뿐만 아니라 과자, 간식, 생필품까지도 모든 고객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편의점 먹거리의 변화를 읽어보면 시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성비 제품인 생수에서 시작해 길거리 음식 문화로 발전했고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충족시킵니다. 대표적인 PB 먹거리로는 유어스 오모리 김치찌개라면(GS25), 모찌롤(CU), 요구르트맛 젤리(세븐일레븐), 이천쌀콘(이마트24)등이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요즘은 과자도 PB제품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PB제품의 퀄리티와 기대는 계속 높아지는 듯합니다.
#3
@요기요를 통해 CU 편의점 배달을 이용할 수 있다
#편리미엄: 편리한 곳이 곧 프리미엄
올해에 가장 떠오르는 키워드는 '편리미엄'입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 심리를 반영하여 구매의 기준이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옮겨갔는데요. 편의점 브랜드에서도 공과금 수납, 택배 서비스, 상비약, 공유 킥보드, 중고폰 판매 등의 편리미엄 서비스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요기요와 바로고 등의 배달 서비스와의 협업을 통해 편의점 제품도 배달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GS25는 업계 최초 '일회용 셀프 음주 측정키트'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마트24의 유관순 도시락 출시
#새로운 애국주의: 애국템 소비
지난해 NO일본 마케팅과 더불어 편의점 업계에서는 애국 마케팅도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GS25는 여성 독립가 51인 스티커를 제작해 현재 취급 중인 도시락 전 상품 20종에 부착했으며 CU도 3·1 운동 사적지를 소개한다며 PB상품 패키지에 새겨 넣었습니다. 작은 것을 소비하더라도 이왕이면 착한 소비를 한다는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미코노미: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
편의점에서도 설 선물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형 가전, 생활 잡화부터 명품 잡화까지 한정으로 준비했는데요. GS25는 에므레스 클릭 팔찌와 보테가베네타 키링 등의 총 22종의 명품 잡화와 반려동물 자동 센서 급식기를 CU는 공기청정기와 1인용 인덕션, 에어프라이기, 커피메이커 등의 소형가전도 판매하여 나를 위한 프리미엄 가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수박C 코멘트;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입니다. 하얀 국물의 라면 열풍이 불었을 때도 최근 '마라맛'이 인기를 끌었을 때도 편의점에서 손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전동 킥보드도 편의점 앞에서 주차하고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편리미엄의 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 선물을 편의점에서 주문한다는 것은 익숙하진 않지만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일 것 같습니다.
#4
그동안 편의점 업계 1위의 자리는 CU였습니다. 매출이 제일 높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단순히 점포 수 만으로 1위의 왕좌를 지켰다고 합니다.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수 경쟁은 가장 기본적인 척도입니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은 점포를 확보하느냐 하는 숫자 싸움이 매출과 영업이익 등과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편의점 업계 1위 CU는 점포수만 많았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GS25에 뒤쳐져 왔다고 합니다.
17년 만에 1위를 탈환한 GS25 ⓒGS25
지난해 말 GS25가 1만 3천899개의 점포수를 달성하며 점포수도, 매출도, 영업이익도! 당당하게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2위인 CU와는 단 70개의 점포 차이입니다. GS25는 올해부터 가맹점주의 수익률을 업계 평균인 65%보다 8% 포인트 더 높게 책정했는데요. 이 때문에 올해 GS25의 가맹 희망자 문의는 32%, GS25로 브랜드 전환 점포는 2배 증가했습니다. 아울러 점포 7000개를 대상으로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했는데, 덕분에 해당 점포 매출이 20% 늘었다고 GS25는 설명했습니다.
편의점 업계는 통상 5년이 계약기간인데요.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편의점 가맹계약이 급증하여 2020년부터 재계약하는 점포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3년 동안 1위와 2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수박C 코멘트;
편의점은 브랜드에 상관없이 지역에 따라 기존 점포 50~100m 이내에 신규 점포를 개설할 수 없게 되는 '근접 출점 규제'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신규 브랜드 출점이 힘들어져 브랜드 간판을 바꾸는 '브랜드 전환 점포 영업' 경쟁이 치열한데요. 편의점 브랜드 계약은 5년마다 갱신된다고 해요. 집 앞 편의점 브랜드가 자꾸 바뀌는 것 같다면? 그건 기분 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5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의 작은 제빙 회사였던 '사우스랜드'가 시작한 세븐일레븐입니다. 당시 소매점들이 문을 닫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는 것을 뜻하기 위한 상호명이었는데요. 국내에서는 1988년 하반기 동화산업이 사우스랜드사와 제휴하여 서울 송파구에 '세븐일레븐 1호 올림픽점'을 내면서 국내에 편의점이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송파구가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살고 입주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 1호점 장소로 선택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30년 전 24시간 불이 켜진 편의점의 모습은 낯설었습니다. 자정이 넘으면 상품 가격에 할증이 붙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편의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때는 여기가 뭐하는 곳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해요. 이후 훼미리마트(현 CU), GS25, 미니스톱, 이마트24, 씨스페이스 등의 브랜드가 생겨나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편의점은 큰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국내 편의점의 빠른 성장은 1인 가구의 증가 영향이 큽니다. 소량구매와 근거리 쇼핑에 최적화되었고 1인 가구 생활에 맞는 운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4만 1,359개로 2017년 말보다 4.6% 늘었습니다. 인구당 편의점 수를 기준으로 하면 편의점 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보다 두 배나 더 커진 규모입니다.
@수박C 코멘트;
세븐일레븐의 1호점은 1989년이지만 최초로 편의점 형태가 도입된 것은 1982년 롯데세븐 이라고 합니다. 당시 신당동 약수시장에 첫 점포를 내며 서구식 형태의 유통업체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상권이나 우리나라 생활과는 맞지 않아 약 1억 원의 적자를 낸 채 마포구, 강남구까지 총 3개점을 모두 폐쇄했다고 합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탓일까요? 당시 1억이면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네요.
출퇴근길 습관적으로 편의점에 방문하는 마케터 C는 오늘의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평소에 질문만 갖던 브랜드 이야기의 답을 찾아가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흔하게 경험하는 브랜드의 변화들로도 작고 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고 빈손으로 나오게 되더라도 언제나 24시간 밝게 나를 맞아주는 편의점 브랜드. 단순히 신제품이 나왔네? 새로운 거네? 하며 지나칠 수 있지만 왜 나오게 되었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2020년의 신규 트렌드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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