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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임팩트를 위한 브랜딩 법칙 #5 우리의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라

2023.11.06 조회수 501

낙엽이 떨어지는 어느 가을날. 올해가 가기 전에 연애가 하고 싶은 대학생 A가 있습니다. A는 동아리 후배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고 호감을 얻어보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관계가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같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료에게 취업 고민 상담을 해주며 매력 발산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같습니다. 계속되는 연애 실패로 힘든 A에게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까요?

 

A는 분명 장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말죠. 그 이유는 바로 ‘나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 줄 한 사람’에 대해 스스로 정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화려한 언변을 지니진 않았지만, 영화와 드라마에 조예가 깊어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재주가 있습니다. 게다가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자란 환경 덕분에 어르신들과 있으면 편안한 분위기의 매력이 두 배가 되죠. 이런 A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해 줄 한 사람을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저라면, 노인정에서 어르신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봉사 활동 모임을 추천할 것 같습니다. 이 곳에 모인 자원봉사자 중에는 스토리텔링을 잘하고 어르신과의 소통에 강점을 지닌 A의 매력을 인정해 줄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모여있을 테니까요.

 

연애와 브랜딩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자기다움 발견하기’를 통해 나만의 강점을 진단했다면, 그다음 단계는 ‘나만이 가진 매력을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해 줄 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브랜딩 상황에서는 이 단계를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기’로 부를 수 있겠네요.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기만 해도 사업 전략을 수립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명확해집니다. 고객이 원하는 걸 적시에 제공하면 되기 때문이죠. 심지어, 그 고객은 이미 정의 단계에서 우리 브랜드의 강점과 매력을 높은 가치로 쳐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을 열 가능성도 큽니다.

 

오늘은 고객을 보다 뾰족하게 정의하여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소셜임팩트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다양한 고객 중에서도 ‘노인’에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를 만나보죠.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머잖아 2~3년 내로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대한민국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미래의 영웅들이기도 하니까요.

 


출처 = 민트웨이

첫 번째 주인공은 민트웨이입니다. 노인 중에서도 치매 판정 전과 치매 초기 대상을 타겟으로 삼고 있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더 크게 부각될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치매’일 겁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치매환자 수는 비례하여 늘어나기 때문이죠. 치매는 검진과 예방이 어려운 질환일뿐더러, 환자를 치료하고 수발하는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민트웨이는 치매를 앓는 노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브랜드입니다. 후각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치매를 겪는 가정의 일상이 조금 덜 고통스럽고 조금 더 행복하게 하는 것이 미션이죠.

 

독거, 경제적 어려움, 인구소멸지역 거주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노인 중에서도 ‘치매’라는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에 뾰족하게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를 전개해 나가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민트웨이는 최근 키트 판매를 위한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거나, 대전에 요양보호사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준비하는 등 솔루션을 확장해 나가면서도 뚜렷한 자기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처 = 케어닥 홈페이지

다음은 케어닥입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돌봄과 주거 지원을 큰 축으로 두고 사업을 운영합니다. 사실, 사업 형태로만 보면 케어닥과 유사한 기업은 많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케어닥이 업계 최초로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 걸까요?

 

바로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한 후에, 범위를 새롭게 지정한 덕분입니다. 대부분의 실버테크(노인 대상 돌봄 서비스를 기술 솔루션을 통해 제공하는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케어닥은 자신의 고객을 ‘나이가 들어 일상이 불편한 사람들’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나니,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죠.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노인이라는 사각지대를 발견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한다고 하면, 범위를 좁힌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케어닥은 오히려 그 범위를 넓힌 사례에 해당합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노인은 전체 노인 인구 중 9%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고객 범위를 전략적으로 확대하면서 케어닥은 시장을 선도하고 보다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출처=러블리페이퍼 홈페이지

마지막 브랜드는 러블리페이퍼입니다. 겉으로 보면 폐지를 가공해 종이 가죽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죠. 하지만 러블리페이퍼의 핵심 고객은 종이 가죽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닌 폐지를 줍는 노인입니다. 폐지를 줍는 노인을 ‘자원재생활동가’로 재정의하고 이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며 사업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폐지를 가공해 제품을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가장 첫 단계는 폐지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은 규모에 업력도 얼마 되지 않은 러블리페이퍼가 어떻게 제품 생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폐지를 모을 수 있었을까요?


그 비결은 정당한 대가 제공이었습니다. 공정 무역 커피처럼 말이죠. 폐지 수집 활동을 친환경 활동이자 자원을 재생하는 가치 있는 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물상보다 약 6배 이상의 단가로 매입합니다.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빠르게 필요한 만큼의 폐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 가지 사례 모두 ‘노인’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갖고 출발했지만, 각자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사업 전략에 맞게 고객을 뾰족하게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서비스를 확장해도 브랜드가 혼란에 빠지지 않았고, 업계 최초로 예비 유니콘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거나, 창업 후 빠르게 필요한 자산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좋은 점을 3가지로 요약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 우리 브랜드가 가진 강점을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해 줄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 줍니다

- 우리가 정의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곧 사업 전략이 되기에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방향성이 분명해집니다.

- 고객 정의 단계에서 우리 브랜드를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로 좁혀졌기에 실제 고객 접점에서 우위를 점하며 협상할 수 있습니다. 

 

소셜임팩트 조직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온, 스몰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www.abocado.kr)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혁신하는 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전하는 소셜임팩트뉴스와 협업 기고를 시작합니다. ‘소셜임팩트를 위한 브랜딩 법칙 10’은 총 10개의 아티클로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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