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소셜임팩트를 위한 브랜딩 법칙 #3 미션과 가치관을 스토리로 들려줘라
2023.11.06 조회수 1,025
스토리’라는 말은 어쩐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집니다. ‘스토리텔링’은 김은희 작가나 봉준호 감독, 방송인 유재석 씨 같은 대단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무엇으로 다가오죠. 또는 세바시 같은 무대에 서서 좌중을 휘어잡는 멋진 스피치를 할 때나 어울리는 얘기 같습니다. 그러나 스토리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며, 누구나 전달할 수 있는 것이고, 특정한 형태에 구애받지도 않습니다.
브랜드의 스토리는 멋진 영화 같은 것이 아니라 일상 속의 이야기입니다. 소셜임팩트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 모든 기업 활동에 스토리가 녹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제품을 소개한다면 제품을 만들게 된 배경과 제작 과정을 상세 페이지에 담을 겁니다. 보도자료를 낸다고 하면 육하원칙에 기반을 두고 사실을 정리하겠죠. 또 전시나 팝업을 연다면 공간의 핵심 내러티브를 고민할 겁니다. 서비스를 어필할 때는 우리 고객의 경험을 ‘후기’의 형식으로 전달하겠죠. 이것들이 모두 브랜드 스토리가 표현되는 한 형태입니다.
훌륭한 브랜드 스토리는 론칭 초기에 만들어진 다음 홈페이지 한편에서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이 아닌,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하고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생생히 살아 있는 실천으로서의 이야기입니다.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 녹아 있는 것으로, 꼭 구두로 이야기하는 ‘발화’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제품·서비스는 물론 활동·디자인·콘텐츠·프로모션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Unsplash/Jakob Owens
한편, 소셜임팩트 브랜드를 만난 고객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은 미션과 가치관입니다. 현장에서 매일 듣는 “왜 이런 어려운 일을 하세요?” 같은 질문이 고객의 궁금증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이런 질문에 한 마디로 답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이야기라는 수단을 동원합니다. “제가 어릴 때…” “유학 갔다가 우연히…” “가족 중에 한 분이…” “원래 다른 브랜드에서 일하다가…”
대부분의 소셜임팩트에는 일을 시작한 분명한 이유와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으며(미션), 그 과정에서 지키고 싶은 가치와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치관)가 뚜렷합니다. 가치의 빈자리를 ‘이윤’으로 채우는 다른 브랜드와 선명히 구별되는 지점입니다. 우리가 자기 확신과 분명한 세계관이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듯,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아는 소셜임팩트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소셜임팩트 브랜드는 사람이 귀합니다. 뜻에 공감하는 구성원이 중요하고, 고객·지원 기관·투자자가 중요합니다. 이들에게 우리의 미션과 가치관을 들려주면서 사람을 모으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어떤 인물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야기에는 설득의 3요소로 꼽히는 인격, 감성, 이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마치 모험을 하며 목표를 함께 이룰 동료를 모으는 만화책 속 주인공 같은 거죠. 창업가를 믿고 따를지, 말지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달려 있습니다.
출처=Unsplash/Dex Ezekiel
아직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시작하기가 막연하다면, 다음의 5가지 팁을 따라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세요.
- WHY(미션)와 WHAT·HOW(가치관)를 꼭 담으세요. 두 가지가 이야기의 기둥을 세워줄 거예요.
- 이야기를 전하는 모든 순간에 자기다움을 고민하세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지 돌아보세요.
- 우리가 쓰는 언어가 아닌 고객 관점의 언어를 빌려오세요. 거창한 명분보다 진솔한 경험담이 힘이 셉니다.
- 읽거나 듣거나 경험하기 쉽고, 기억에 남게끔 만드세요. 짧고 간결한 것은 언제나 옳습니다.
- 가장 좋은 스토리텔링은 스토리두잉입니다. 브랜드의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옵니다.
소셜임팩트 브랜드는 스토리를 통해 고유해집니다. 우리의 모든 서비스, 모든 제품은 다른 누군가도 따라 할 수 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오직 우리만의 것입니다. 소셜임팩트의 이야기는 창업가보다, 구성원보다 오래 생존할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구성원에게는 우리 조직의 미션과 가치관을 학습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줄 거예요. 다른 누가 아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세요.
아티클을 마무리하면서,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로 알려진 고요한M(코액터스 주식회사)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한 대학생 동아리로 출발했습니다. 2018년 6월 처음으로 고요한 택시의 기사님을 모셨죠. SKT 등과의 파트너십 등으로 성장했고, 고용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으며 지난해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출처=고요한M
고요한M은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한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제품 디자인에도 적용했습니다. 바로 혼자+서다를 뜻하는 수어를 디자인해 택시에 랩핑한 건데요. 랩핑에 포함된 ‘마음을 잇는 따뜻한 이동’이라는 태그라인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무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택시 안에 비치한 태블릿으로 수어 번역이나 텍스트를 통한 의사소통을 지원해 디지털 장치로 매끄러운 고객 경험을 완성했습니다. 우버, 리프트, 그랩 등 글로벌 선행 서비스보다도 더 훌륭한 디테일로 평가받는 부분입니다.
출처=고요한M
한편, 고요한M의 이러한 활동은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돕는다’라는 명분, 즉 공급자의 언어가 아니라 ‘고요하고 편안하게 이동한다’라는 고객 관점에서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실제 고객 후기와 브랜드 필름, 카드뉴스 등을 통해 고요한 이동을 체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요. 택시 기사님과의 원치 않는, 혹은 일방적인 대화 때문에 피곤했던 고객의 마음을 건드리면서 고객의 인식에 쉽게 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 및 서비스 차원에서도 ‘보편적 이동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미션을 전달합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적용된 영국의 블랙캡을 도입했습니다. 블랙
출처=고요한M
요약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고요한M은 ‘청각장애인의 자립, 보편적 이동의 가치 실현’이라는 미션을 디자인과 콘텐츠 등으로 전달합니다. 또한 고객 관점의 언어로 제품과 서비스에 브랜드 스토리를 녹여냈으며, 실천으로 증명되는 지속 가능한 실천으로 스토리두잉의 좋은 사례를 보여줍니다.
미션과 가치관을 중심으로, 반복하고 행동함으로써 생생해지고 진정성을 획득하는 스토리텔링 방법에 대한 세 번째 브랜딩 법칙을 다뤄 봤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디자인하라, 소셜 영역도 섹시해야 한다’라는 제목으로 자기다움을 바탕으로 마음을 잡아끌 수 있는 우리만의 매력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소셜임팩트 조직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온, 스몰 브랜드 개발 플랫폼 아보카도(www.abocado.kr)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혁신하는 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전하는 소셜임팩트뉴스와 협업 기고를 시작합니다. ‘소셜임팩트를 위한 브랜딩 법칙 10’은 총 10개의 아티클로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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