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트렌드뉴스#17] 오래된 브랜드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
2020.05.12 조회수 11,624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생기고 없어집니다. 3년, 10년, 30년 이상 살아남는 브랜드의 장수 비결은 무엇일까요?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며 다양한 장수 브랜드에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브랜드가 성공한 것만은 또 아닙니다.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렌드를 읽고 고객을 팬으로 만든 브랜드만 환호를 받았죠. 더워터멜론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 비마이비에서는 1월 오픈세션을 통해 '오래되어도 여전히 매력적인 브랜드'란 주제로 삼립호빵, 지평막걸리, 진주햄을 만났고, 그 이야기를 온라인 강연 서비스로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트렌드뉴스는 브랜드가 본질은 잃지 않으면서 트렌드에 유연하게 반응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01
옷을 팔아야 하는데
수선해서 입으라는 브랜드
패션업계는 매 시즌마다 새로운 신상품을 출시하기 바쁩니다. 조금만 시즌이 지나면 바로 유행이 지나버리는 이월상품이 되기도 하며 수많은 신상과 동시에 재고를 쌓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옷을 잘 만들고 예쁘게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 숙명을 가진 패션 브랜드가 'Better than new(새 옷 보다 나은 헌 옷)' 슬로건을 바탕으로 불필요한 소비와 대량생산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국내 다양한 브랜드가 영감을 얻는 브랜드로 '파타고니아'를 손꼽습니다.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로 '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라는 브랜드 가치 아래에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코리아는 고객이 최대한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원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의류 무상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타고니아 서울 가로수길 직영점과 부산 광복 직영점 매장에 전문 수선사를 두고 서비스를 진행하며, 각종 봉제 작업과 사이즈 수선 및 지퍼, 단추 등의 부자재 수선 작업 등을 모두 무상으로 제공한다. 파타고니아 제품뿐 아니라 다른 모든 브랜드의 제품까지 특별한 제약 없이 수선 접수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원웨어’ 캠페인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의류 무상 수선 서비스 원웨어 캠페인 전개-파타고니아코리아>
@ 파타고니아코리아 원웨어 마스터 김천식 차장
파타고니아코리아는 50여 년의 수선 경력의 원웨어 마스터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오래된 물건이 주는 고유의 가치를 알리며 원웨어 캠페인에 힘을 실었습니다. 특히 브랜드 내에 정년퇴임 조항을 폐지하고 함께한 수선 전문가 김천식 차장님과의 이야기로 많은 고객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뛰어난 브랜드 제품 품질과 기능을 유지하면서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며 망가진 옷을 수선하고, 다시 재활용하며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고객과 브랜드가 함께하는 파타고니아 ‘원웨어’ 캠페인입니다.
@수박C 코멘트
브랜드의 팬이 될 때에는 제품과 품질은 당연한 것이고 그 브랜드의 가치까지도 함께 공감하며 좋아하는 경우입니다. 패션의 소비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경 피해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보호 활동으로 오래 입은 옷의 수선을 선택한 것입니다. 캠페인 메시지가 일방적이면 기업 입장에서만 의미 있을 뿐 공감까지 이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파타고니아처럼 브랜드의 역사에 공감하며 그 과정의 씬들이 모두 연결될 때 모두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02
잘 노는 브랜드
역시 빙그레
올해 53주년을 맞는 대표 식품 브랜드 빙그레가 백종원과 레시피 콘텐츠를 찍고 바나나맛 우유 굿즈를 만들더니 손흥민과 펭수, 유산슬 등을 모델로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슈가 되는 트렌드 스타를 놓치지 않고 트렌드를 유연하게 반영하며 빠르고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죠. 슈퍼콘의 경우 2018년 출시 때부터 아이돌 그룹 워너원과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며 출시 첫 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 MBC 놀면 뭐하니?로 탄생한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이 슈퍼콘의 모델이 되었다
빙그레 하면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 대세들이 함께한 TV광고도 있지만 센스 넘치는 SNS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SNS상의 고객들의 반응을 즉각 반영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친 사례가 많은데요. 그중 '대왕 쥬시쿨 급식 이벤트'와 '가수 크러쉬 X 엑설런트' 콜라보 이벤트가 대표적입니다. 빙그레의 제품들을 활용해 다양한 팬들과 소통하던 빙그레가 2020년 2월 24일, 돌연 일러스트 캐릭터 사진을 한 장 올리며 충격을 자아냈습니다. SNS을 통해 해당 콘텐츠를 접한 팬들은 '빙그레 계정 해킹당한 것이냐', '담당자님 곧 퇴사하시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미소년 캐릭터가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을 도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전혀 없던 캐릭터'빙그레우스'가 탄생했습니다. 나르시시즘과 허당미로 밉지 않은 성격, 엄청난 비주얼의 빙그레 나라를 사랑하는 자기애가 강한 캐릭터로 입고 있는 의상들은 대부분 빙그레의 히트 상품들로 채워졌습니다. 왕관은 바나나맛우유, 의상 장식은 붕어싸만코, 바지는 빵또아 등입니다. 기존의 빙그레 마케팅과 콘텐츠는 개별 브랜드로 각인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빙그레 자체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자 '빙그레우스'를 앞세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더욱 긴밀하고 친근한 소통을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입니다. <빙그레우스를 아시나요? - 뉴데일리경제>
@수박C 코멘트
젊은 세대와 잘 노는 방법에 대해 많은 브랜드가 원하지만 어떤 콘텐츠가 브랜드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트렌디할 수 있을지는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지속적으로 고객과 놀거리에 대해 고민했던 브랜드이기 때문에 빙그레우스가 등장했을 때도 역시 빙그레지! 하는 감탄을 자아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3주년이라는 브랜드의 나이를 잊게 하는 트렌드 한 행보입니다. 빙그레우스의 등장으로 또다시 브랜드 SNS 운영에는 한차례 파란이 불 것으로 예상되네요. 왜 우리 브랜드는 빙그레, 홈플러스처럼 못해?
#03
책상 속 어딘가에
한 자루는 꼭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사용해 본 문구류는 바로 국민 볼펜 ‘모나미(MONAMI)’ 일 것입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모나미는 OMR카드가 학교에 등장한 후 손에서 떼어본 적이 없던 프러스펜을 60색으로 출시하며 '프러스펜 아트 콘테스트'를 개최합니다. 1만 개 한정수량으로 판매되는 ‘프러스펜 3000 60색 세트’는 기존 48색에서 12색이 추가되어 더욱 다채로운 색상으로 채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모나미의 시그니처 제품은 153 볼펜입니다. 잉크를 찍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필기구로 1963년 유성 볼펜 모나미 153을 세상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153이란 숫자의 기원은 이러합니다. '15'는 1963년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요금인 15원이고 '3'은 모나비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란 의미입니다. 153 볼펜은 매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리미티드 1.0 블랙, 153 골드, 카모, 플라워 등 다양한 옷을 입은 153 볼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더 강화된 기능, 품질의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한때는 소위 볼펜 똥을 만들어내는 모나미가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대체 볼펜을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을 얻기도 했지만 시그니처인 153 볼펜만은 버릴 수 없었는데요. 제품의 본질은 그대로 보존한 채 다양한 콜라보 에디션으로 소장가치를 자극한 것이 모나미의 장수 비결입니다. 추억과 새로움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이죠.
@수박C 코멘트
모나미 153 에디션은 한정판으로 판매하며 판매하자마자 품절되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볼펜 하나에만 콜라보하는 것이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2020년 1월에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네오스마트펜 모나미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종이에 쓴 글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기기로 옮겨주는 기능입니다. <하루에 20만 개 쏟아진다… 국민볼펜 ‘모나미’ - 중앙일보>
#04
다시 돌아온 F
프로스펙스
네 번째로 소개해드릴 브랜드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39년 된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입니다. 뉴트로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프로스펙스는 12년 만에 'F'로고를 다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1981년 처음 F로고를 선보이면서 2008년부터 여러 차례 로고를 바꾼 기록이 있는데요. 최근 몇 해 동안 뉴트로 열풍이 인기를 끌며 과거 오리지널 라인을 재출시하면서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2020년부터 프로스펙스는 전 제품과 매장에 F로고를 부활시킨 로고를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로스펙스 오리지널 라인
프로스펙스에게는 상징적인 F 모양 로고로 브랜드 정체성을 리뉴얼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1020을 저격한 새로운 상품군,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앞으로 2023년까지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프로스펙스를 올드하다 느끼는 소비자에게는 신선함을, 1020 소비자에게는 재밌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게 됩니다. 지난 2018년부터 노앙, 바이브레이트 등 힙한 디자이너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며 새로운 소비자 유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2020년 3월 2일 선공개된 이번 프로젝트는 39년 된 토종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와 제품에 감성을 불어넣는 로컬 브랜드 로우로우가 함께 편안함과 베이직함에 초점을 맞춘 콜라보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스펙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품의 기획 생산을 담당하며 밀레니얼 세대와의 접점을 꾀했습니다.
88 서울 올림픽 공식 지정 스포츠화는 누가 만들었을까?
1980년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그 시절 모든 세대가 신고 싶어 하는 선망의 브랜드였다 <로우로우X프로스펙스 프로젝트 중>
@수박C 코멘트
프로스펙스는 지난 39년의 시간 동안 브랜드 얼굴에 대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기술력만큼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가장 편한 신발을 연구하며 장인의 정신으로 프로스펙스는 버텨왔습니다. 이 또한 브랜드의 역사(헤리티지)를 가질 수 있었고, 시의적절하게 오리지널 라인을 재출시했던 결정이 주요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주목하는 브랜드인 로우로우도 또한 품질 좋은 프로스펙스와의 콜라보로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는 로우로우만의 신념을 다시금 보여줄 수 있는 만남으로 이슈 되고 있습니다. 역시 프로스펙스의 제품력이고,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보여주는 것이 로우로우니까요.
#05
1인당 970병
야쿠르트의 역사
1971년 첫 출시된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는 "유산균을 돈 주고 사서 먹느냐"는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이런 여론에도 절대 물러서지 않고 무료 시음 행사를 통한 적극적인 샘플링 마케팅으로 출시 6년 만에 하루 판매량이 100만 병을 넘는 국민 간식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할 것 없이 집에서, 학교에서, 목욕탕에서까지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50년의 세월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한국야쿠르트의 성공요인은 방문판매의 역사를 새로 쓴 '야쿠르트 아줌마' 제도입니다. 발효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도입한 시스템인데요. 직접 소비자를 만나며 샘플링, 교육 자료 배포 등 인식을 바꾸기 위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유산균의 과학성을 학술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국제 규모의 대규모 학술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도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해왔습니다. 그냥 먹는 것보다 얼려먹는 게 더 맛있다는 고객의 반응에 얼려먹는 야쿠르트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고, 다양한 맛의 과일소주가 나오던 해에는 편의점 브랜드와 함께 자몽맛 등의 야쿠르트를 선보이고, 2018년에는 베스킨라빈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브랜드 콜라보를 통해 고객들의 반응을 본 후 액상 형태에서 벗어나 야쿠르트 아이스크림, 젤리 등 다양한 제형의 야쿠르트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500억 병 팔린 국민 발효유 야쿠르트 - 중앙일보>
@수박C 코멘트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야쿠르트는 고객의 의견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며 유연하게 적응해왔습니다.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명칭도 친근함에서 전문영역인 '프레시 매니저'로 신선한 제품을 관리하는 전문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방문판매, 배달을 이용하진 않지만 발효제품 외에도 커피, 간편식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여 본격적인 배달사업에 나섰습니다. 어릴 적 학교 앞 야쿠르트 아줌마의 빨대 꽂힌 야쿠르트 한 개의 선물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퇴근길에 야쿠르트 한 줄을 사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트렌드뉴스
어떠셨나요?
오늘은 30년 이상 국내에서 장수하고 있는 브랜드들이 어떻게 고객과 소통하고 트렌드에 발맞춰 움직이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비마이비 강연을 통해 브랜드를 초청하면 모두 입 맞춰 강조하는 것이 바로 '본질'입니다. 브랜드의 본질에 집중하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팬이 생기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게 되는 고객 중심의 브랜딩,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것인데요.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품질만 좋다고 팬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자신의 생각과 맞아야 지갑을 엽니다. 아이돌의 세계관과 같은 맥락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탄생하고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여기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브랜드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워터멜론은, 아보카도는, 비마이비는 여러분에게 어떤 감동을 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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