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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책방 : 결정적 순간, 생각의 숲을 이루다

2020.05.09 조회수 4,913

<브랜드 씽킹 플랫폼> Be my B(링크)의 ‘19 겨울봄 시즌을 여는 첫 세션에는 다양한 변화들이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t’able이라는 우리만의 아지트가 생겼다는 것. t’able은 '따로 또 같이'라는 새로운, “우리가 사는 방식”을 제안하는 주거문화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여정을 같이하신 분이 계신데, 바로 ‘최인아 책방’의 대표, 최인아님이다. 이 곳에서 진행하는 비마이비의 첫 연사로 그녀를 모셔오는 게 우리에게도, 아지트 t’able에도 의미가 있어보였다. 

 

소셜 아파트먼트 t'able의 아지트 공간 / 출처 : t'able facebook

최인아 책방 내부 / 출처 : 최인아 책방 페이스북

 

그녀는 t’able 1층 라운지 한켠에 마련된 붉은 프레임의 서가를 꾸렸는데, 그 안에는 소셜 아파트먼트에 입주할 멤버들에 어울리는 책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t’able만을 위한 북큐레이션을 비롯하여, 광고인에서 서점을 내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부탁했다.

(t’able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최소현 대표의 후기에서 다루고자 한다.)

 

 


우리가 사는 방식 이라는 주제로 비마이비는 3개의 세션을 시리즈로 준비했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최인아 대표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시즌을 열기에 영광스럽기 그지없었다.

 

“우리가 사는 방식, 제가 제 얘기를 빼고 어떻게 이 얘기를 할 수 있겠어요?” 그녀의 첫 멘트였다.

그녀는 그녀가 꾸린서가 한켠에서 아주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그러나 한 마디도 놓칠 수 없게끔 빠져드는 이야기들로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그녀가 처음으로 꺼낸 키워드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누구나의 인생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붙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녀가 결정적 순간을 붙잡는 방법은 딱 한가지였다.

자기 삶에 대한 안테나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자신을 향하게 하는 것. 그게 그녀가 사는 방식이었다. 항상 자신에게 집중하며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결정적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는 삶의 태도다.

 

 

그리고 그녀는 네개의 ‘순간들’에 대해언급했다.

 

첫번째, 열 살즈음 되었을 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일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때의 그 느낌이 그녀를 광고회사로, 또 책방이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로 이끌어온 것이다.

 

두번째, 그녀가 제일기획에서 여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동안, 그녀는 ‘프로’라는 것을 재정의 했다.

여성이 소수민족과 같았던 시대에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사회의 부당함, 남성 중심의 권력에 맞서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하는 일, 업에 있어서 ‘나’를 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자, 그것이 ‘프로’다.

그녀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함께 언급했는데, 니체의 “널 죽이지 못한 것이 널 살릴거야”라는 구절을 곱씹었다. 환경이 주는 여러가지 원치 않는 도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정하는 건 오로지 자신뿐이다. 그 자유는 본인에게 있다.

 

세번째는 그녀가 휴직을 고민하던 시기였다.

무능한 것보다 올드하다는 말이 더 치명적인 광고의 세계. 사실 비단 광고뿐만은 아닐 것이다.

어느 순간 나이가 들었음을 체감한 그 순간, 늙는다는 건 시간이 없다는 말과 동일선상에 있는 말이 아닌지 생각 했다고 한다. 시간은 수입없는 통장 잔고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과 같더란다. 그럴 때, 사람들은 돈을 정말 중요한 곳에만 쓰는데, 정말 아껴쓰는데 당신이 시간을 이와 같이 쓰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회사를 떠났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에서 시작한 그녀의 걸음은 산티아고로 향했다.

그 때 그녀는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생각은 온 몸으로 하는 것이다.’

걷고 걷고 또 걷다보니, 온 몸으로 걷고 나니, 그 모든 걸음이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 끝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회사로 돌아가자는 답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마흔이 지나서 어떤 결정을 해야할 때,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한 후에 그 길을 따라가라고.

그 질문과 그 도전을 가지고, 온 몸으로 생각할 수 있을만큼의 숱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라고.

시간이 없다 느낄 수록,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라고.

 

그녀는 그렇게 6년을 더 제일기획에 머물렀다.

부사장으로 3년을 더 일하고, 그녀는 ‘양심’에 따라 떠나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녀의 양심은 그 포지션이 요구하는 역량과 그 자리에 앉은 자의 역량이 일치하지 않음에 반응했다고 했다.

 

그 후 2여년을 쉼의 시간을 보내던 중, 2가지 목소리를 들었다.

첫째는, 나. 쓰이고 싶어.

둘째는, 나.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어.

 

이것이 그녀의 네번째. ‘결정적 순간’이었다.

 

광고를 하던 시절부터 그녀에게 북극성이었던, ‘시간이 가는 것과 비례해서 가치를 축적해가는 브랜드가 되겠다’를 쫓아 그녀는 책방을 열었다.

 

책방을 연후, 그녀에게 ‘프로’에 대한 정의가 한가지 더 추가되었다.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을 선한 결과로 맺는 사람’, 그래야 지속가능하니까.

 

그렇게 열 살된 소녀의 작은 순간에서부터 지금의 최인아대표가 있는 순간까지의 여정이 몰입감있게 t'able을 채워 내려갔다.

 

 

열살된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그 자녀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또 자신의 열살적 기억을 끄집어냈을 것이다.

직업이 있는 이들은 ‘프로’라는 단어를 스스로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젊지 않음이 고민이었던 이들은 자신이 부여잡아야 할 질문과 도전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하고,

혹은 그런 부모를 떠올리기도 했을 것이다.

자신에게, 또 그 상대에게 시간을 허락해주는 법에 대하여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좇고 있는 북극성, 혹은 잃어버린 북극성, 혹은 생각해본 적 없는 북극성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한시간 반 가량이 ‘마치 산책을 하는 것만 같았다’.

자리에 함께한 30여명의 멤버들은 각기 다른 메세지가 와 닿았을 것이다.

그 메세지는 생각을 불러 일으켰고, 우리는 모두 그 생각의 숲을 걸었다.

 

그녀가 책방을 통해 이루고 싶어했던 생각의 숲이었다.

 

 

- Be my B;rand Manager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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